Version: v1.0.0 · Date: 2025-08-18
10장. 돈의 본질
돈이라는 말을 꺼내면, 마음이 먼저 불편해지는 사람들이 많아.
누군가는 “돈 얘기 같은 건 하기 싫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돈 얘기하면 다 현실적이라 차갑다”고 말하지.
하지만 그만큼 우리 삶에서 돈은 뗄 수 없는 무게를 갖고 있어.
어릴 적엔 돈이 단순한 종이쪼가리 같았는데,
살다 보니 돈이 없으면 하고 싶은 일도, 가고 싶은 길도 막히는 순간이 있더라.
돈은 분명 현실적이지만, 그렇다고 영혼과 무관한 건 아니야.
나는 오히려 돈이 영혼의 거울 같다고 생각해.
내가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느냐가 곧 내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거든.
돈은 휘발유
한 번 상상해봐.
내가 차를 타고 멀리 여행을 떠난다고 하자.
차가 있고, 길도 잘 닦여 있어. 그런데 휘발유가 없다면?
그 순간 아무리 좋은 차라도 한 발짝도 못 나가지.
돈은 휘발유 같아.
있어야 길을 달리고, 있어야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
그렇다고 휘발유가 목적은 아니지.
목적지는 내가 정하는 거고, 휘발유는 그저 그곳에 가도록 도와줄 뿐이야.
내가 돈을 그렇게 보기 시작했을 때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어.
“돈이 많아야 행복하다”가 아니라,
“돈은 내 삶을 움직이는 연료다.”
그러면 돈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 되고,
집착의 대상이 아니라 도구가 돼.
돈은 에너지
또 다른 날엔 돈이 전기 같다고 느껴졌어.
전기는 보이지 않지만 흐르고 있지.
그 흐름이 멈추면 불도 꺼지고, 기계도 멈춰.
하지만 흐름을 유지하면 집이 환해지고, 온기가 돌고, 세상이 살아나.
돈도 마찬가지야.
흘러야만 살아 있어.
손에 움켜쥐고 움직이지 않으면 금세 불안이 되고, 욕심이 되고, 무거운 돌덩이가 돼.
그런데 돌려 쓰고, 흘려 보내고, 순환하게 하면 다시 돌아와.
더 큰 에너지로, 더 넓은 흐름으로.
나는 이걸 작은 경험으로 배웠어.
주머니가 가벼울 때도, 꼭 필요한 자리에 돈을 써본 적 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마다 다른 길로 채워지더라.
돈이 순환한다는 건 단순한 경제학 용어가 아니라,
삶을 살아본 사람들이 체험으로 아는 진리 같아.
돈은 물길
또 돈은 물길과도 닮았어.
비가 내려 골짜기를 채우고, 물은 모여 강이 되고,
강은 흘러 바다가 되지.
그 물길이 막히면 썩고, 흐르면 살려.
돈도 똑같아.
흐르도록 두면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살고, 세상도 풍요로워져.
그런데 둑을 높게 쌓아 고여 놓으면 불안해져.
언제 터질지 모르니까.
나는 돈을 물길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소유”라는 단어가 조금 낯설어졌어.
물길을 누가 소유할 수 있을까?
잠시 머물 수는 있지만, 결국은 흘러가잖아.
돈도 마찬가지야.
내가 잠시 머물다 가는 동안, 흐름 속에서 쓰고 나누고 경험하는 것.
그게 진짜 돈의 본질에 가까운 것 같아.
돈을 움켜쥐는 마음
물론 말처럼 쉽진 않아.
우리는 늘 두려움과 탐욕 사이를 오가거든.
두려움은 이렇게 속삭여.
“돈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앞으로 힘들어지면 어떡해?”
탐욕은 또 이렇게 속삭이지.
“조금만 더 모으자. 지금도 부족해. 더 많아야 안전해.”
두려움과 탐욕 사이에서 돈은 늘 무겁고, 숨 막히고, 나를 괴롭혀.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어.
“돈을 움켜쥔다고 해서 정말 안전해지는 걸까?”
대답은 언제나 아니더라.
돈을 움켜쥐면 움켜쥘수록 더 불안해져.
왜냐하면 흐르지 않는 돈은 에너지가 아니라 돌덩이가 되니까.
돈을 흘려보내는 경험
내가 배운 건, 돈에 대한 두려움과 탐욕을 극복하는 길은
이상하게도 “흘려보내는 것”이더라.
작게라도 나눠본 적 있지?
그 순간 마음이 이상하게 가벼워지고, 기쁘지 않아?
내가 흘려보낸 돈이 누군가에게는 웃음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가 되고,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돌아오더라.
돈은 잡는 순간 무겁지만, 흘려보내는 순간 가벼워져.
그게 돈이 가진 신비한 속성이야.
돈은 삶의 거울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돈은 그냥 종이쪼가리가 아니야.
내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보면 내가 보인다.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어디에 마음을 쓰는지,
내 인생의 중심이 무엇인지.
돈은 내 의식을 비추는 거울 같아.
누군가는 자기만을 위해 쓰고,
누군가는 나눔과 순환을 위해 쓰지.
그 차이가 바로 삶의 결이 되는 거야.
나는 언젠가 이렇게 정리했어.
“돈을 어떻게 쓰는가는 곧 내가 어떻게 사는가를 보여준다.”
돈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드러내는 지표라는 거지.
맺으며
돈은 휘발유고, 돈은 에너지고, 돈은 물길이야.
움켜쥐면 막히고, 흘려보내면 살아난다.
나는 이제 돈을 두려움이나 탐욕으로 보지 않으려 해.
그 대신 흐름으로 보고, 경험으로 보고, 나눔의 기회로 보려고 해.
돈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순환의 길 위에서 잠시 머무는 손님일 뿐.
나는 그 손님을 잘 대접하고,
다시 흘려보내며 살고 싶어.
돈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결국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이야.
그래서 나는 다짐한다.
돈에 끌려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자유롭게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 흐름 속에서 내 삶은 더 가벼워지고,
세상은 조금 더 풍요로워질 테니까.